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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작성일작성일 : 08-01-19 22:56

토양과 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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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우렁이천국

작성일 조회 : 2,5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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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과 비료

                                                                      이상은 교수 (한경대학교)

머리말

  혹자는 화학비료를 20세기 과학이 낳은 가장 좋은 발명품중의 하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적으로 화학비료는 금세기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되는 지구의 인구 부양능력을 크게 증가시켜 왔다. 화학비료가 공급되면 저 개발 국가의 식량생산은 획기적으로 증가될 수 있다. 북한의 식량부족도 화학비료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좋은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화학비료가 마치 환경오염의 주범인양 호도(糊塗)되고 있다. 물론 화학비료의 남용은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은 약이 좋지만 남용하면 인체에 해가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그러나 화학비료를 適材適所에 사용하기만 하면 비료의 화학적 조성에 비추어 생태계에 큰 해를 주지 않으면서 인류의 복리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은 일반국민 사이에 만연되고 있는 화학 비료에 대한 그릇된 상식들을 짚어 보고, 토양비료를 전공하지 않은 분들의 화학비료에 대한 오해를 풀어 줄 목적으로 기술하였다.


본론

1. 환경 농업을 하려면 화학비료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요즈음 화학비료를 배제시키고 유기질 비료만을 이용하는 순환 농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순환 농법은 물질의 순환에 근거한 농법으로서, 산에서 자라는 큰 나무들이 유기질 비료든 화학비료든 영양 성분을 외부에서 공급받지 않아도 영양 결핍 없이 잘 자라는 것과 같은 맥락을 가지는 농사 방법이다. 나무는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하여 잎을 만들고, 잎이 떨어져 죽게 되면 미생물이 분해하여 양분을 땅에 되돌리고, 이 양분은 다시 뿌리에 흡수되는 순환 과정을 반복한다. 이것은 자연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완전무결한 물질의 순환과정이다.

  한편 경종 농업의 생태계는 생산을 극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인공적으로 변형시킨 자연 생태계라고 볼 수 있다. 농업 생태계에서는 생산물을 인간이 이용하기 때문에 물질 순환이 깨지게 되므로, 물질 순환에서 부족 되는 양을 화학 비료든 유기질 비료든 비료 형태로 공급하게 된다. 물론 무기질 비료는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유기질 비료는 생태계 구조 내에서 만들어지므로, 유기질 비료만이 자연 생태계 물질 순환에 부합되는 형태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화학비료는 이미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들로 조성되어 있고, 일단 농업 생태계 내로 들어온 화학 비료는 원활한 물질 순환 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플라스틱과 같이 물질 순환이 어려운 인공 합성물과 같이 취급하는 것은 곤란하다.

  유기질 비료의 물질 순환은 우선 미생물에 의한 분해로 무기화 된 연후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미생물은 생물이기 때문에 인간이 조절하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수량을 극대화시키기가 어렵다. 우리나라의 60년대 이전에 화학비료가 없어 전적으로 유기질 비료에 의존하던 시절에는 지금과 같은 수량을 낼 수 없었다. 자급자족 경제의 기치를 내 걸고 있는 북한도 유기질 비료에 의존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따른 저조한 수량 때문에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겪고 있다. 인공 생태계를 자연 생태계에 가깝게 만들면 만들수록 수량 손실이 커지는 것을 감수해야만 한다. 아마도 자연 생태계에 있는 산 속의 큰 나무들을 인공적으로 가꾸면 훨씬 더 큰 나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기질 비료는 유기질 비료 나름대로 무기질 비료가 갖고 있지 않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유기질 비료는 여러 가지 양분들을 공급하고, 보수력과 보비력 등 토양의 물리성을 좋게 해주는 특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토양의 물리성 즉 작물 생육에 필요한 토양의 기반을 튼튼히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로 볼 수 있다. 한편 화학 비료는 속효성으로 작물 생육에 필요한 양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두 종류의 다른 성격의 비료를 혼용하는 것이 생산성 유지라고 하는 농업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속농업으로 가는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2. 유기질 비료의 영양물질은 화학비료와 다르다는 생각

  유기질 비료는 땅심을 높여 주기 때문에 많이 주면 줄수록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농민들이 많다. 그러나 무기질 비료와 마찬가지로 유기질 비료도 많이 주면 작물 생육에 해를 준다. 오래 전에 우리나라의 주요 유기질 비료였던 외양간 두엄은 부숙 기간이 길어, 많이 주어도 작물에 큰 해를 끼치지 않았다. 부숙 기간이 길어지면 퇴비 속에 쉽게 썩을 수 있는 물질들은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고 잘 썩지 않는 물질들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것을 퇴비가 안정화되었다고 말한다. 반면에 요즈음 시중에 공급되는 유기질 비료들은 거의 가축분 발효 퇴비 공장에서 생산된 것들로서, 퇴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부숙 기간이 짧아 안정화 도중에 있는 물질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물질들을 뿌리면 아직 남아 있는 많은 양의 쉽게 썩을 수 있는 유기물질들이 무기화 되면서, 식물 양분의 과다 공급이 일어나게 된다. 이 때 양분 중에서 암모니움 양이온(NH4+)의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여, 밭작물에 암모니아 독성 증상을 일으킨다. 암모니움 양이온(NH4+)과 암모니아 가스(NH3) 사이에는 평형관계에 있으며, pH가 높아지면 암모니아 가스가 많아진다. 두 물질 모두 독성을 일으키나, 무극성 상태인 암모니아 가스가 식물의 뿌리 세포막을 더욱 용이하게 통과하여 흡수될 수 있으므로, ?가스 피해?라고도 불린다. 안정화가 덜된 즉, 덜 썩은 유기물을 다량 주어서 암모니아 독성 피해를 입은 농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안정화가 잘 된 유기물질들은 암모니아 독성과 같은 급작스런 피해를 일으키지 않지만, 서서히 썩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작물에 양분과다를 일으키게 된다. 유기물질이 무기화되어 나온 식물 영양분들은 화학비료에서 공급되는 성분들과 동일하다. 따라서 유기질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토양 속에 식물 영양분들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심할 경우에는 염류집적을 일으킨다. 실제적으로 유기질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한 농가들에서 토양에 인산과 칼리 축적 및 염류집적이 문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이유로 많은 토양학자들은 가축분 퇴비의 사용량을 결정할 때 인산 기준으로 정하고, 이때 부족 되는 질소 성분을 화학 비료로 보충해 주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즉 유기질 비료도 무기화로 공급되는 양분의 양을 감안하여 적당량을 사용하도록 해야만 한다.


3. 화학비료를 주면 토양이 산성화된다는 생각

  화학비료가 환경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흔히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화학비료를 주면 토양이 산성화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히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생각이다. 화학비료에 의한 토양 산성화를 생각할 때, 화학비료 중에서 다량으로 주는 질소, 인산 및 칼리 비료만 고려하면 충분하리라고 생각한다.

  우선 질소 비료를 보자. 우리나라의 주된 질소비료는 요소((NH2)2CO)다. 요소는 토양 속에서 아래와 같은 순차적인 반응을 거쳐 화학적인 형태 변화가 일어난다.

    (NH2)2CO + H2O ---------------------> (NH4)2CO3        (1)

    NH4+ + 2O2 -------------------> NO3- + 2H+ + H2O      (2)

  첫 번째 반응 식(1)은 요소가 토양 속에 들어 있는 효소인 요소 가수분해 효소(urease)에 의해 가수분해되는 반응으로서, H+ 이온이 잉여로 생산되지 않으므로 토양 산성화와는 무관한 반응이다. 두 번째 반응 식(2) 는 질산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질산화 작용으로서, 암모니움 이온(NH4+)이 질산 음이온(NO3-)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움 이온(NH4+) 한 개당 두 개의 수소 이온(H+)이 만들어지므로 토양을 산성화시키는 반응이다. 두 번째 반응 식(2)만 놓고 보면 요소비료는 분명히 토양을 산성화시키는 비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요소의 형태 변화는 식(2)에서 그치지 않는다. 식(2)에서 만들어진 NO3- 이온은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아래 식(3)과 같은 탈질 반응을 일으킨다.

    NO3- + 6H+ + 5e- ---------------> 1/2N2 + 3H2O        (3)


  이 반응은 탈질균에 의해 일어나며 수소 이온(H+)이 소모되는 과정이므로 토양을 알칼리화 시킨다. 한편 작물이 NO3- 음이온을 흡수하면 체내 전기적 중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음이온인 수산 이온(OH-)을 체외로 배출한다. 이 과정 또한 토양을 알칼리화 시킨다. 따라서 위의 모든 과정들을 종합하면, 요소비료를 주었을 때 토양에 산과 알칼리가 모두 만들어지므로, 요소비료가 토양을 산성화시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음은 인산비료에 대하여 살펴보자. 인산비료 중에 과석이나 중과석과 같은 수용성 인산비료는 Ca(H2PO4)2를 함유하고 있으며, 이 화합물은 식(4)와 같이 쉽게 물에 녹는다.

    Ca(H2PO4)2 = Ca2+ + 2H2PO4-                              (4)

  H2PO4- 는 식(5) 와 같이 중성 부근에서 해리되므로, 약산성을 띠는 일반적 토양 pH 조건에서는 즉각적으로 토양 산성화에 기여하지 못한다.

    H2PO4- = H+ + HPO42- 는          log K = -7.2            (5)

  그러나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식(6) 의 반응으로, 산성 토양에서는 식(7)의 반응으로 수소 이온(H+)을 만들어 내므로, 토양을 산성화시키게 된다.

  2H2PO4- + 3Ca2+ ---> Ca3(PO4)2(s) + 4H+                    (6)

  2H2PO4- + Al3+ ---> AlPO4(s) + 2H+                        (7)

  그러나 용과린과 용성인비 같이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인산비료는 HPO42- 화합물 형태의 구용성 인산비료로서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수용성 인산비료와 달리 토양 산성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이 비료들 속에는 Ca와 Mg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오히려 토양산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칼리비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칼리비료는 염화칼리(KCl)인데, 이 화합물은 중성염이므로, 토양 산성화에 기여하지 못한다. 한편 소량 사용되는 황산칼리(K2SO4)도 중성염이므로 토양 산성화에 기여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부 농민들이 비료 이름에 ?황산?이 들어 있으므로 토양을 산성화시킬 것을 우려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것은 화학적인 지식이 적어 생기는 오해에 불과하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다량 사용되고 있는 질소, 인산 및 칼리 비료가 토양 산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화학비료가 토양 산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실제적으로 화학비료를 수십 년 간 연용한 토양의 pH 값이 거의 변화가 없어서 화학비료가 토양 산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한편 유기질 비료는 토양 산성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자. 유기질 비료가 다량으로 투입되면, 유기물이 토양 미생물에 의하여 썩는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 가스(CO2)가 생성되고, 이 가스는 아래 반응들을 통하여 토양 산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CO2 + H2O ---> H2CO3                                                      (8)
  H2CO3 + 1/2Ca2+-점토 ---> 1/2Ca(HCO3)2 + H+-점토        (9)

  식(9)에서 점토에 붙어 있던 Ca2+ 이온이 H+이온과 치환되어 나온 후, 중탄산 음이온이나 다른 유기 음이온과 동반하여 토양에서 빠져나가게 되므로 토양이 산성화된다.
결론적으로 화학비료보다는 유기질비료가 토양 산성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맺는말

  오늘날 모든 산업 활동은 환경 친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으며, 농업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신사고에 부응하여 선구적 농업 경영인들이 유기농법이나 자연농법 등의 자연 친화적 농법을 농업 현장에서 실험하고 있지만 좀더 과학적이고 체계적 접근이 필요한 실정이다.

  자연친화적 농법을 시도하는 사람들로부터 그 格에 맞지 않게 白眼視 되고 있는 것이 화학비료가 아닌가 생각된다. 본문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화학비료는 인공적으로 합성되거나 변형된 물질이기는 하지만 자연생태계에 이미 존재하는 물질들로서 일단 투여된 화학비료는 생태계의 물질순환에 위배되지 않는다. 또한 삼요소의 비종별 생태계내 행방을 추적한 결과 토양산성화와는 무관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유기질 비료는 토양미생물의 활성화, 토양부식의 생산 및 토양물리성의 개선 등 긴 시간에 걸쳐 토양의 기반을 조성하는 물질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식물영양 측면에서는 미생물의 활동을 거쳐 무기화된 연후에 식물영양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비료로서의 효과를 인간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반면에 화학비료는 식물에 즉각적인 생육반응을 나타내므로 식물의 영양 요구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농업활동의 가장 큰 목표는 충분한 먹거리 생산에 있다. 따라서 유기질 비료에만 의존하면 농업의 주된 목표를 일관되게 높은 수준으로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화학비료와 유기질비료는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화학비료의 효능을 무시한다면 가뜩이나 협소한 농경지 면적으로 저조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것은 곧바로 우리 국토의 환경오염에 귀결된다. 왜냐하면, 외국에서 곡물을 들여온다는 것은 외국 생태계에서 순환하던 물질이 우리나라 생태계에 편입되어 순환되므로 환경 부하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 전체의 환경을 생각한다면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화학비료의 사용은 필수 불가결한 전제조건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토양과 비료』 제19호 2004. 9 에 게재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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